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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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나선 적이 있었다. 나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닌, 어느 분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기로 하고 시작을 했는데, 뭔가 삐거덕거리는 불안감이 있어 자기 전에 늘 간절한 기도를 올리곤 했다. 얼마 뒤, 꿈속에서 너무나 선명한 하느님의 소리를 들었다. “무엇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 목소리는 단박에 하느님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었다. 놀라서 잠에서 깬 나는 내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나는 내 생각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이미 사업자 등록을 하였고, 사무실을 얻었고, 필요 물품들을 들여왔고, 개업식 준비로 마음이 분주해 있었다. 그런 현실에서 내 생각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 뒤, 기술적인 도움을 주기로 한 분이 잠적하시고,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재정적 손실만 남긴 채, 비즈니스는 문을 닫았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은 체험은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실패담에 가려 가끔 수면 위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마리아와 약혼한 요셉은 마리아가 임신하였다는 소식에 며칠을 고통 중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며칠을 고뇌하던 요셉이 파혼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는 성령으로 잉태한 것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말한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요셉은 그 신비를 이해했을까? 요셉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주변 동네 사람들의 의심 어린 시선, 질책의 시선들에서 자유롭지도 않았을 것이다. 요셉 또한 마리아를 의심하였을지도 모른다. 의심의 씨앗이 뿌려지면 어느새 의심의 노예가 되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또 안다. 그러나, 요셉은 내려놓았다. 그리고 천사의 명령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아버지가 되셨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도 내 뜻을 선택했던 나는 재정적 손실과 실패라는 쓰디쓴 경험을 맛보았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현실적으로 내 생각을 내려놓기 어려워도 요셉처럼 하느님의 뜻을 선택하면 축복의 삶이 된다. 신명기 30장 19절의 말씀을 새겨본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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