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리는 성가

작성자

양신옥 안나

작성날짜

03-13-2018 Tuesday

 

 인간은 울면서 태어난다. 눈물은 고통을 호소하거나 감정을 전달하는 마음의 창이다.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은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슬픔을 나누려고 한다. 이 세상에 눈물 없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세 번이나 우셨다고 복음에 나와 있다. 당시의 처한 정치 사회 면에서 웃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어느 해 우리 가족 3명은 스스로 오클랜드 성당의 문을 두드렸다. 수녀님이 낯선 우리를 보시자마자 아들은 청소년 교리반으로, 우리 부부는 성인반으로 안내하셨다. 그해 성당 사정으로 우리의 교리 기간은 1년이나 걸렸다. 그 기간을 더하면 신앙생활을 한 지 정확히 10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다. 감히 유아 세례를 받은 신자분과 비교 할 수 없지만, 여고 시절 명동 성당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져 나오는 성가에 매료되어 언젠가는 나도 신자가 될 생각을 했다. 그 후 수십 년이 지나서 하느님 앞에 죄 많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너무 두려워서 남편과 아들을 앞세우고 성전을 찾아왔으니 하느님께서는 늦게 찾아왔다고 크게 노여워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스스로 위안을 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좋은 것 중의 하나는 매주 아름다운 성가를 듣는 행복감을 들 수 있다. 내가 처음 감명받은 첫 곡은 카톨릭성가 54번, ‘주님은 나의 목자’ 이다. 첫 날 어설프게 따라 부르던 중 원인 모를 눈물이 흘러내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흐르는 눈물이 마를 때까지 앉아 있었다. 주님께서 외롭고 어리석은 나를 위로해 주시리라 생각했다. 목동인 다윗이 양들을 돌보다 지치면 푸른 풀밭을 베개 삼아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 속에서 영감을 받아 시를 지은 곡이니 얼마나 평화로운 곡인가. 다윗은 수금과 비파도 연주하며 하느님께 영혼의 찬미를 바치기도 한 음악인이기도 하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나는 아무 것도 아쉽지 않네/ 푸른 풀밭 시냇가에 쉬게 하사/ 나의 신심을 새롭게 하네'

 가장 좋아하는 성가를 뽑는다면, 시편 23인 이 곡을 뽑고 싶다. 어떤 이유라기 보다 내게는 아련한 첫정이자, 첫사랑같은 성가이기 때문이다.

 나를 울리는 두 번째 곡은 성가 151번 '주여 임하소서'이다. 이 곡은 로웰 메슨( Lowell Mason)이 작곡하고, 사라 아담스(Sarah F Adams)가 창세기 28장을 묵상하던 중 야곱이 형 에사우를 피해 도망다니는 고난 중에 하느님의 위로받음을 깨달아 작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 태양과 같으신 사랑의 빛으로/ 오소서 오 주여 찾아오소서'

 타이태닉호가 대서양 항해 중에 빙산에 충돌하여 침몰할 때까지 악사들이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안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애절하게 연주했던 그 곡으로도 유명하다. 나와 함께 세례를 받은 키가 큰 B 자매님과 나는 이 곡이 연주되면 눈물을 흘리곤했다. 마음이 여리고 순한 자매님은 그 당시 친정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미사 중에도 자주 울곤 했다. 그 자매님의 충혈된 눈을 바라보면 내 눈도 순간 닮아갔다. 그로부터 몇 년 후에 나의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크신 희생이 없이는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이 곡은 어머니께 들려드리는 나의 참회 곡이다.

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 일부를 적어본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은혜로우신 주님, 사순 시기에 묵상 글을 쓰기엔 저는 너무 부족함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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