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3년 5월23일(목)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김광근 도미니코 신부님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마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5,1-8
1 재산을 믿지 말고, “넉넉하다.”고 말하지 마라.
2 너 자신과 네 힘을 붙좇지 말고, 마음의 욕망을 따르지 마라. 3 “누가 나를 억누르리오?” 하고 말하지 마라. 주님께서 기필코 징벌하시리라.
4 “죄를 지었어도 내게 아무 일도 없었지 않은가?” 하지 마라. 주님께서는 분노에 더디시기 때문이다. 5 속죄를 과신하지 마라. 죄에 죄를 쌓을 뿐이다.
6 “그분의 인자함이 크시니, 수많은 내 죄악이 속죄받으리라.”고 말하지 마라. 정녕 자비도 분노도 다 그분께 있고, 그분의 진노가 죄인들 위에 머무르리라.
7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 하지 마라. 정녕 주님의 분노가 갑자기 들이닥쳐, 너는 징벌의 날에 완전히 망하리라.
8 부정한 재산을 믿지 마라. 정녕 재난의 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2.3.4와 6(◎ 40(39),5ㄱㄴ)
◎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
○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
복음 환호송
1테살 2,13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말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라.
◎ 알렐루야.
복음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41-5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42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43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4)
45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6)
47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8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49 모두 불 소금에 절여질 것이다.
50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주님의 사랑을 믿으며 거룩한 제단에 제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은총으로 깨끗해진 저희가 주님께 드리는 이 성찬의 제사로 더욱 깨끗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7(16),6
하느님, 당신이 응답해 주시니, 제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귀 기울여 제 말씀 들어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를 성자의 살과 피로 길러 주시고 주님의 성령으로 다스리시어, 저희가 말보다는 행동으로 진실하게 주님을 찬미하며, 마침내 하늘 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죄를 더 짓지 않고자 손과 발을 잘라 버리거나 눈을 빼 버리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언뜻 보면 우리에게 다소 위압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오리게네스 교부는 탁월한 신학적 통찰력과 경건한 삶으로 교회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그는 죄를 짓지 않고 금욕적인 삶을 살고자 스스로 거세(去勢)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교회가 그를 성인(聖人)으로 공경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고 실제 자기 몸의 일부를 없애는 것은 오늘 복음 말씀의 뜻을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은 이렇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좋아하는 먹이를 나무 구멍에 넣어 둡니다. 그러면 원숭이는 그 안에 손을 집어넣고 먹이를 움켜쥡니다. 그러나 먹이를 움켜쥐면 구멍에서 주먹을 뺄 수 없게 됩니다. 먹이를 포기하면 되는데도 끝내 그것을 고집하다가 결국 잡히고 만다는 것입니다.
원숭이가 참 어리석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어리석은 원숭이가 우리와 닮은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이나 사람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집착 등으로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놓쳐 버리는 것은 아닌지요? 오늘 복음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작은 것들을 기꺼이 희생하고 감수하라는 가르침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썩어 없어질 것들에 대한 집착으로 죄를 짓지 말라고 하시는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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