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성령강림 대축일 미사 / 첫 영성체 / 한국학교 종강 공연
예수님의 승천 뒤 마티아가 사도로 뽑혀 사도들은 비로소 열두 명이 되었다. 오순절에 그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불꽃 모양의 혀들이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아 그들 모두가 성령으로 가득 차게 된다(제1독서). 우리는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성령에 힘입어 예수님을 주님이시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고, 성령을 통하여 다양한 은사와 직분을 받고 활동하면서 일치를 이룬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문을 모두 잠가 놓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누신 뒤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1-11
오순절이 되었을 때 사도들은 1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2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3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4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5 그때에 예루살렘에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 독실한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6 그 말소리가 나자 무리를 지어 몰려왔다. 그리고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어리둥절해하였다.
7 그들은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지금 말하고 있는 저들은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 아닌가? 8 그런데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
9 파르티아 사람, 메디아 사람, 엘람 사람, 또 메소포타미아와 유다와 카파도키아와 폰토스와 아시아 주민, 10 프리기아와 팜필리아와 이집트 주민, 키레네 부근 리비아의 여러 지방 주민, 여기에 머무르는 로마인, 11 유다인과 유다교로 개종한 이들, 그리고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 우리가 저들이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언어로 듣고 있지 않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04(103),1ㄱㄴ과 24ㄱㄷ.29ㄴㄷ-30.31과 34(◎ 30 참조)
◎ 주님, 당신 숨을 보내시어, 온 누리의 얼굴을 새롭게 하소서.
(또는 ◎ 알렐루야.)
○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 하느님, 당신은 참으로 위대하시옵니다. 주님, 당신 업적 얼마나 많사옵니까! 온 세상은 당신이 지으신 것으로 가득하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의 숨을 거두시면, 죽어서 먼지로 돌아가나이다. 당신이 숨을 보내시면 그들은 창조되고, 온 누리의 얼굴이 새로워지나이다. ◎
○ 주님의 영광은 영원하리라. 주님은 당신이 이루신 일을 기뻐하시리라. 내 노래 그분 마음에 들었으면! 나는 주님 안에서 기뻐하리라. ◎
제2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3ㄷ-7.12-13<또는 로마 8,8-17>
형제 여러분, 3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4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5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6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7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12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13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속가
<성령 송가>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오소서, 은총 주님, 오소서,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저희 생기 돋우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 때에 위로를.
영원하신 행복의 빛, 저희 마음 깊은 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 주고, 메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소서.
굳은 마음 풀어 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루소서.
성령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성령 칠은 베푸소서.
덕행 공로 쌓게 하고, 구원의 문 활짝 열어, 영원 복락 주옵소서.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23<또는 요한 14,15-16.23ㄴ-26>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주님의 빛이신 성령을 통하여 더욱 굳건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정성을 다하여 우리의 바람을 청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성령 강림으로 세워지고 갖가지 은혜로 풍요로워진 교회가 늘 새로워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하느님 백성인 저희의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더욱 생생히 전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5·18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이 나라의 민주화를 외치다가 희생된 이들을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안식으로 이끌어 주시고, 아직도 그날의 상처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그들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저희 나라가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게 하소서. ◎
3. 교육계 종사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스승이신 주님, ‘교육 주간’을 맞아 기도하오니, 모든 교육자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그들이 교육의 참본질을 깨닫게 하시고, 학생들에게 지식뿐 아니라 삶의 진리를 전하는 스승이 되게 하소서. ◎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보살핌으로 살아가는 저희 가정 공동체가 주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작은 교회가 되어, 이웃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하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게 하소서. ◎
+ 성령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 주님을 굳게 믿으며 드리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미처 청하지 못한 은혜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성령께서 성자의 약속대로, 저희에게 이 제사의 신비를 풍요롭게 드러내 보이시며, 모든 진리를 자애로이 깨우쳐 주시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성령 강림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파스카의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저희를 외아드님과 결합시키시어 주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고, 오늘 성령을 가득히 내려 주셨으며, 성령께서는 새로 세워진 교회와 모든 민족들에게 천상 지혜를 넣어 주시고,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신앙을 고백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제1 감사 기도에서는 고유 성인 기도>
영성체송
사도 2,4.11 참조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위업을 선포하였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 사도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걸어 잠근 채 방 안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약한 그들에게 주님께서 나타나시어 평화의 인사를 나누시고 성령을 주셨습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 살면서 많은 고난과 어려움으로 우리 자신 안에 숨으려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양식으로 오시어 평화의 성령을 내어 주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교회에 천상 은혜를 너그러이 내려 주시니, 주님께서 주신 은총을 지켜 주시어, 저희에게 베푸신 성령의 은혜가 언제나 저희 안에 머무르게 하시고, 저희가 성체로 영원한 구원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파견 때에>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하느님, 감사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늘의 묵상
우리는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바치며 성령을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을 우리는 다양한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곧 각 사람에게 주어진 육체적인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고만 고백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대, 각 공동체에게는 ‘일치’를 이루시는 분이시고, 냉담 교우들에게는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키시며,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깨달음’을 주십니다. 이처럼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생명력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스 정교회의 이냐시오 총대주교가 성령에 대하여 역설한 다음의 내용은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하느님께서는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께서는 단지 역사적 인물에만 머무르신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복음서는 죽은 문서에 지나지 않으며, 교회란 한낱 조직일 따름이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권위란 다만 지배하는 것일 뿐이고, 선교란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성령을 받지 못하면 전례란 과거의 회상일 따름이며,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들의 노동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에게 성령을 주셨고, 사도들은 그러한 성령을 받아 교회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우리 모두 성령의 바람이 우리 안에 자리 잡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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