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3년 5월 9일(목)<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김광근 도미니코 신부님
<바오로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일을 하였고, 회당에서 토론을 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8,1-8
그 무렵 1 바오로는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로 갔다. 2 거기에서 그는 폰토스 출신의 아퀼라라는 어떤 유다인을 만났다. 아퀼라는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모든 유다인은 로마를 떠나라는 칙령을 내렸기 때문에 자기 아내 프리스킬라와 함께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바오로가 그들을 찾아갔는데, 3 마침 생업이 같아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일을 하였다. 천막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다.
4 바오로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하며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5 실라스와 티모테오가 마케도니아에서 내려온 뒤로, 바오로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라고 증언하면서 말씀 전파에만 전념하였다. 6 그러나 그들이 반대하며 모독하는 말을 퍼붓자 바오로는 옷의 먼지를 털고 나서, “여러분의 멸망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나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나는 다른 민족들에게로 갑니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7 그리고 그 자리를 떠나 티티우스 유스투스라는 사람의 집으로 갔는데, 그는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다. 그 집은 바로 회당 옆에 있었다. 8 회당장 크리스포스는 온 집안과 함께 주님을 믿게 되었다. 코린토 사람들 가운데에서 바오로의 설교를 들은 다른 많은 사람도 믿고 세례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 참조)
◎ 주님은 당신 구원을 민족들의 눈앞에 드러내셨네.
(또는 ◎ 알렐루야.)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
요한 14,18; 16,2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다시 오리니, 너희 마음이 기뻐하리라.
◎ 알렐루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6-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18 그들은 또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 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주님, 저희가 봉헌하는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저희를 구원하신 이 큰 사랑의 성사에 언제나 맞갖은 삶으로 응답하게 하소서. 우리 주 …….
<부활 감사송: 195면 참조>
마태 28,20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알렐루야.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되찾아 주시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히 채워 주소서. 우리 주 …….
오늘 복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은 ‘조금 있으면’과 ‘조금 더 있으면’입니다. ‘조금 있으면’ 예수님을 보지 못하나 ‘조금 더 있으면’ 예수님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이 표현이 예수님의 말씀에서 두 번이나 나오고, 제자들의 입에서도 한 번 나옵니다.
‘조금 있으면’과 ‘조금 더 있으면’이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어서 든든하고 행복하며 은혜롭습니다. 그러나 이 시간은 잠깐입니다. ‘조금 있으면’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그들은 든든함 대신에 불안을, 행복 대신에 불행을, 은혜 대신에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불안과 불행, 고통도 역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있으면’ 예수님을 다시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불안과 불행, 고통은 사라지고 든든함이, 행복이, 은혜가 이어질 것입니다.
이는 제자들만이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가운데 지금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고, 반대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 또한 그것이 조금 더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조금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을 두고 행복감에 젖을 필요도 없고, ‘조금 더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을 두고 절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좋은 일이라고 항상 좋은 것으로 남지 않고, 나쁜 일이라고 항상 나쁘게만 남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모든 체험을 통하여 결국에는 우리를 영원한 행복으로 부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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