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2년 5월 26일 (토)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며, 그의 증언은 참되다.> 김광근 도미니코 신부님

Submitted by 홍보부 on Sun, 05/27/2012 - 15:03

 

 

말씀의 초대
로마로 압송된 바오로는 그곳 유다인들의 지도자들에게 자신이 로마 황제에게 상소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 뒤 바오로는 2년 동안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과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가르친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예수님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제자이다. 그는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다. 요한 복음서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요한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복음).
 
 
 
제1독서

<바오로는 로마에서 지내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8,16-20.30-31
16 우리가 로마에 들어갔을 때, 바오로는 자기를 지키는 군사 한 사람과 따로 지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17 사흘 뒤에 바오로는 그곳 유다인들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이 모이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백성이나 조상 전래의 관습을 거스르는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도, 예루살렘에서 죄수가 되어 로마인들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18 로마인들은 나를 신문하고 나서 사형에 처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나를 풀어 주려고 하였습니다. 19 그러나 유다인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나는 내 민족을 고발할 뜻이 없는데도 하는 수 없이 황제에게 상소하였습니다. 
20 그래서 여러분을 뵙고 이야기하려고 오시라고 청하였습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희망 때문에 이렇게 사슬에 묶여 있습니다.”
30 바오로는 자기의 셋집에서 만 이 년 동안 지내며,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아들였다. 31 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10),4.5와 7(◎ 7ㄴ 참조)
◎ 주님, 올곧은 이는 당신 얼굴 뵈오리다. (또는 ◎ 알렐루야.)
○ 주님은 당신의 거룩한 성전, 하늘에 있는 주님의 옥좌에서, 그분 눈으로 살피시고, 그분 눈동자로 사람들을 가려내신다. ◎
○ 주님은 의인도 악인도 가려내시고, 그분의 얼은 폭행을 즐기는 자를 미워하신다. 의로우신 주님은 의로운 일을 사랑하시니, 올곧은 이는 그분 얼굴 뵈오리라. ◎
 
 
 
복음 환호송
요한 16,7.1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진리의 영을 보내리니, 그분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며, 그의 증언은 참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20-25
그때에 20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21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23 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24 이 제자가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기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5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기도
주님, 찬미의 제사를 주님께 봉헌하며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도 복된 필립보를 본받아 언제나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기꺼이 이웃에게 봉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부활 또는 주님 승천 또는 성인 감사송>
 
 
 
영성체송
요한 15,9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잔치에서 천상 기쁨으로 저희를 기르시니, 저희가 복된 필립보를 본받아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찾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신학생 때에 필립보 네리 성인에 관한 ‘할 만하거든 착하게 좀 굴어라’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성인의 헌신적인 사랑이 아직도 제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는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지만 이를 포기하고 사제의 길에 들어섭니다. 필립보 네리는 돈이 많을 때는 돈을 버리고, 학문적 성취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는 명예를 버리면서 스스로 겸손의 길을 택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존경했지만 사람들의 존경이야말로 그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허름한 옷을 입고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성인은 밤거리의 부랑아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천사로 여기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는 고아들과 함께 살며 직접 구걸하여 아이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성인은 “오늘을 철저히 살게 하소서.” 하고 기도하면서 ‘지금 여기서’ 선행을 실천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그는 청소년의 수호성인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요한 사도의 운명에 대해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운명에 대해서는 베드로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나 요한의 운명은 오로지 예수님께 달려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의 운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사랑의 사도로 살아가며 나머지 몫은 예수님께 맡기면 됩니다. 그것은 체념이 아니라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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