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과달루페 성지순례기 2017-9월 3~6일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 순례기
1.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항상 진리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살 때 내가 가장 기쁘게 살아갈 수 있구나고 느껴집니다. 그것이 은총이고 희망이고 살아가는 지혜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의 원주민들에 대한 사랑과 그들을 안쓰러워 하시고 안타까워 하시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성모님과 같이 넓은 자비와 사랑으로 주위를 대하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하는 다짐이 생깁니다. (김 현경 스테파니아)
2. 성지 순례 후기
그리스도교 역사 책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아직도 얼떨떨 합니다. 확증된 사실들의 형체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면서 많이 느끼고, 때론 만져보기까지 하면서 믿음은 추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세세히 느끼고 동감하는 사실화라는 점을 다시 깊이 생각했습니다. 제게 이런 축복된 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옥 지홍 제노베파)
3. 성지 순례 다녀와서 느꼈던 점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멕시코란 나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가기 전에는 멕시코는 무법천지인 나라, 위험하고 마약이 판치는 나라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느꼈고, 성모님 발현지와 성당들을 돌면서, 아름답고 호화롭게 치장된 성당들을 보면서 이들이 성모님을 참 많이 사랑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성당마다 들어가서 잠깐잠깐 짧게 드렸던 기도도 은혜로웠고, 그 동안 성당에서 별로 친하지 않았던 자매님 한분과도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진심으로 좋았습니다. (허 은희 마리아)
4. 과달루페 성지 순례 후기
엄마~하고 그 그리운 이름을 불러봅니다. 참 시간이 빨리 흐릅니다. 벌써 10월이면 엄마의 일주기가 다가옵니다. 인생의 3/4를 산 이 나이에도 엄마가 가신 후 '엄마'라는 말만 나오면 제 마음에서는 제 눈에서는 늘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움이 이렇게 큰 병인줄 정말 몰랐습니다. 작년 이맘 때쯤 저는 매일 엄마에게 갔습니다. 엄마는 폐암 환자들이 겪는 통증으로 진통제와 몰핀으로 생을 이어가시며 거의 가수면 상태였습니다. 그러신 중에도 가끔 정신이 들면 “미안해””고마워”를 반복 하셨지요. 혼수상태에 들어 가시기 전에 저를 쳐다보시더니 “우리 딸 예뻐” 하시길래 저도 엄마에게 처음으로 “엄마, 사랑해요.” 쑥스럽게 말씀드리니 “나도 하늘만큼” 하시더니 '땅만큼'이란 말을 잊어버리셨는지 몸짓으로 표현하시며 “사랑해' 하셨지요. 그 “사랑해” 하신 말씀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영성체 모시고 나서 두 손을 모으시더니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반복해서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당신 눈에 보이셨던 하얀 옷을 입고 마중나온 천사들을 따라 하느님 품으로 가셨지요. 엄마가 이 지상에서의 고단했던 삶과 폐암이라는 병마와 사투를 끝내고 하느님께 가셨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왜 그리 눈물이 끝나지 않는지...
그로인해 저도 마음의 병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에 병이 드니 모든 일에 예민하고 너그럽지 못하던 중 저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이 생겨서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던 차에 오클랜드 성당 성지 순례 팀에 합류하여 갑자기 과달루페 성지 순례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첫날 밤을 기내에서 잔 쪽잠으로 인해 어수선한 정신으로 푸에블라의 화려한 황금성당을 보면서는 '성당이 이리 화려해도 되나 싶게 반감이 생기기도 했고, 이 성당을 건축하는 동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노동에 마음이 쓰렸습니다. 그 화려한 성당에서 '가난'에 대한 묵상을 하게 되었는데, 저의 마음을 다치게 한 사람들이 가난하지 않아서 그렇게 행동했구나 하는 마음과 더불어 그들을 비난한 저 역시 가난하지 않아서 힘들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가난한 마음'이란 욕심을 내려 놓으니 마음을 부유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마음과 부유한 마음은 다른 말 같지만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날은 과달루페 성모님께 갔습니다. 과달루페 성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름답고 예쁘게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소박한 후안 디에고에게 발현하셨다는 성모님의 모습은 우리가 그리던 성모님의 모습이 아니라서 낯설었습니다. 성모님은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모님을 뵈었다는 후안 디에고의 말을 믿지 않았던 주교님 앞에 장미꽃을 펴는 순간 후안 디에고의 틸마에 새겨졌던 성모님을 보며 기도했습니다.
멕시코 시티는 서울처럼 복잡하고 인구 밀도가 높아 보였습니다. 흡사 80년대의 서울의 모습 같았습니다. 가난한 어린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면서 언제나 어린아이들이 길거리에거 구걸을 하지 않는 세상이 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날은 아즈텍 문명의 피라미드 유적지를 올라 갔는데, 저는 무릎에 무리가 올까봐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그 시대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후손들에게 유적지로 전해져 오는구나 싶으며 지금 현재의 우리 모습들도 몇천년 후 우리 후손들에게 과연 전해질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역사는 어떻게든 이어져 가겠지...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 후 성당 자매님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시간이 성지순례 보다 좋았습니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다는 것을 또 깨달았습니다. 우리 삶 안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아픔이 늘 함께 한다는 것을. 아픔과 고통이 있어야 성장하기 때문인지도...
마지막날, 치유의 기적이 많이 일어났다는 '우물의 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성당이 아담하고 예뻤습니다. 순례 동안 드리는 매일의 미사가 좋았지만 그날 신부님의 강론 말씀 중에 '소박한'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영성체 후 많은 자매님들이 울었고,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이 울음은 치유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각 성당을 돌아다니며 미사를 드릴 때 현지인 멕시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들의 모습은 가난하지만 순박하고 소박해 보였습니다. 멕시코에 사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좀 더 풍요로워지기를 성모어머니께 빌어봅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안개 속에 갇혀 있던 답답하던 내 마음에서 안개가 걷힌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과의 화해를 했습니다. 언젠가는 엄마를 만나러 나도 떠나는 날이 오겠지... (이 진의 안젤라)
사진제공 : 신세계 여행사(이창용 레이몬드, [email protected]), 김현경 스테파니아, 옥지홍 제노베파, 김미숙 말라리다, 이 진의 안젤라.
멕시코 과달루페 여정의 자세한 일정표 PDF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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