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2년 9월 23일 (일)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김광근 도미니코 신부님

Submitted by 홍보부 on Mon, 09/24/2012 - 23:27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주님이 시온을 귀양에서 풀어 주실 때, 우리는 마치 꿈꾸는 듯하였네. 그때 우리 입에는 웃음이 넘치고, 우리 혀에는 환성이 가득 찼네.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네. “주님이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이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31ㄴ-39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1베드 4,14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너희는 행복하리니, 하느님의 성령이 너희 위에 머물러 계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가 순교 성인들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정성을 모아 기도합시다.
1. 우리나라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믿음의 샘이신 주님, 선조들의 순교 신앙을 이어받은 저희 교회가 온갖 어려움을 잘 이겨 내고, 세상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더욱 성실히 전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저희가 평화를 해치는 모든 악과 폭력을 멀리하게 하시어, 이웃을 존중하며 형제애를 실천하고,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나누는 참된 평화를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 
3. 냉담 교우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 세례를 받았지만 지금은 주님을 멀리한 채 살아가는 이들이, 세례 때의 첫 마음을 되찾고, 다시 교회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이끌어 주소서. ◎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지역의 모든 이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무엇보다도 가난한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고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 
+ 저희를 구원의 길로 이끄시는 주님, 저희가 순교 선조들의 굳은 믿음을 본받아, 부활하신 주님의 살아 있는 증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 백성이 드리는 이 제사를 자비로이 받아 주시고, 복된 순교자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 자신을 주님께 맞갖은 제물로 바치며 온 세상 사람들의 구원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또는 순교자 감사송> <선조들의 신앙>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선조들을 복음의 빛으로 불러 주시어, 갖가지 빛나는 덕행을 갖추게 하시고 죽기까지 신앙을 지키게 하시어, 마침내 아드님의 승리를 함께 누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마태 10,3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의 순교자들은 신앙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습니다. 우리 교회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로 이렇게 자라났습니다. 순교자들의 생은 짧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교회 안에 다시 태어나 교회와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습니다. 순교자들은, 주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라는 말씀을 피로써 증언해 주었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아버지, 거룩한 순교자들의 축제를 지내며 용사들의 음식으로 힘을 얻고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도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은 한국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1801년 신유박해 때에 붙잡혀 순교한 황일광 시몬은 평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의 이러한 신분에도 사람들이 너무나 점잖게 대해 주니, 천당은 이 세상에 하나가 있고, 후세에 하나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는 백정 출신으로 멸시만 당하며 살다가 세례를 받게 됩니다. 황일광 시몬은 사회적 신분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같은 형제자매로 부르는 신앙 공동체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체험합니다.
순교자들은 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그들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들은 유다교 지도자들을 거슬러 하느님의 일을 실천하다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뒤를 따른 것입니다. 그들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이 세상의 그 무엇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로마 8,39 참조)는 사실을 믿으며 숱한 고통을 겪고 목숨까지도 잃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과분하게도 이렇게 전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이기심과 욕심, 세속적인 생각을 버리고 남들의 처지를 헤아리는 자세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 삶에 주신 모든 책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자세, 이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순교일 것입니다.

 주님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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