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1년 10월 30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김선류 타데오 신부님

Submitted by 홍보부 on Mon, 10/31/2011 - 16:56

 

제1독서

<너희는 길에서 벗어나 법으로 많은 이를 넘어지게 하였다.>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14ㄴㅡ2,2ㄴ.8-10

14 정녕 나는 위대한 임금이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민족들은 나의 이름을 경외한다.
2,1 자 이제, 사제들아, 이것이 너희에게 내리는 계명이다. 2 너희가 말을 듣지 않고, 명심하여 내 이름에 영광을 돌리지 않으면, 내가 너희에게 저주를 내리고 너희의 축복을 저주로 바꾸어 버리겠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8 그러나 너희는 길에서 벗어나 너희의 법으로 많은 이를 넘어지게 하였다. 너희는 레위의 계약을 깨뜨렸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9 그러므로 나도 너희가 온 백성 앞에서 멸시와 천대를 받게 하리라. 너희는 나의 길을 지키지 않고 법을 공평하게 적용하지 않았다.
10 우리 모두의 아버지는 한 분이 아니시냐?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지 않으셨느냐? 그런데 어찌하여 우리는 서로 배신하며 우리 조상들의 계약을 더럽히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31(130),1.2.3
◎ 주님, 제 영혼을 당신의 평화로 지켜 주소서.
○ 주님, 제 마음은 오만하지 않나이다. 제 눈은 높지도 않나이다. 감히 거창한 것을 따르지도, 분에 넘치는 것을 찾지도 않나이다. ◎
○ 오히려 저는 제 영혼을 다독이고 달랬나이다. 제 영혼은 마치 젖 뗀 아기, 어미 품에 안긴 아기 같사옵니다. ◎
○ 이스라엘아, 주님을 고대하여라, 이제부터 영원까지. ◎
 
 
 
제2독서

<우리는 하느님의 복음을 나눌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까지 바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2,7ㄴ-9.13

형제 여러분, 우리가 7 여러분 가운데에서, 자녀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처럼 온화하게 처신하였습니다.
8 우리는 이처럼 여러분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뿐만 아니라 여러분을 위하여 우리 자신까지 바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여러분은 그토록 우리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9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13 우리는 또한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신자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23,9ㄴ.10ㄴ
◎ 알렐루야.
○ 너희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한 분뿐이시고, 너희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1-12

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3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6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7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9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10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눈먼 이를 빛의 잔치에 초대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정성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성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일을 하고 있는 성직자들에게 건강과 사랑의 은총을 주시어, 그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주님의 백성에게 봉사하며, 그리스도의 모범을 온전히 실천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전 세계 지도자들을 주님 뜻으로 이끄시어, 그들이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
3. 정신적 육체적 고통 속에 있는 이웃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된 치유자이신 주님, 저희 이웃의 고통을 몸소 어루만져 주시어, 그들이 주님 안에서 위로받고 용기를 얻어 어려움을 이겨 내고 주님의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주님께서 맡겨 주신 사도직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본당의 단체들에 주님의 복을 내려 주시어, 그들이 교회와 이웃에 봉사하며 스스로 거룩해지고, 회원들이 서로 친목하며 활기차게 살아가도록 하소서. ◎
+ 끝없는 사랑으로 저희를 보살펴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저희가 바치는 이 모든 바람을 너그러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사를 깨끗하고 거룩한 제물로 받으시어, 이 제사로 저희에게 주님의 자비를 가득히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 땅은 모든 이의 발밑에 있어서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 겸손은 땅과 같이 낮은 곳에 자리를 잡아서 만물을 성장시킵니다. 바다처럼 낮아져서 물속의 모든 생명을 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을 통해 당신 마음을 드러내시고 세상을 변화시키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의 성사로 저희를 새롭게 하셨으니, 성령의 힘찬 능력을 드러내시어, 저희가 주님께서 약속하신 은혜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오늘의 묵상
이냐시오 성인은 사람들에게 피정 지도를 하려고 『영신 수련』이라는 책을 썼지요. 그 책에서 겸손의 ‘세 단계’를 설명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는 ‘완전한 겸손’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완전한 겸손은 하느님께 존경과 영광을 드리고자 부귀보다는 가난을, 명예보다는 그리스도와 함께 업신여김당하기를, 세상 것에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으로 보이기보다는 그리스도처럼 천대받기를 바라고 선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곧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 완전한 겸손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보면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얼마나 겸손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듯, 그들은 가난보다는 세상의 부귀를, 업신여김당하기보다는 인사받고 존경받기를, 천대받기보다는 지혜롭고 현명한 스승으로 대우받기를 좋아했습니다.
집회서에서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고, 거만한 사람의 마음에는 ‘악의 잡초’가 뿌리를 내린다고 하였습니다(3,20.28 참조). 교회의 전통 가르침인 『준수성범』에서도 “겸손한 사람에게는 항상 평화가 있으나 교만한 자의 마음에는 분노와 질투심이 자주 일어난다.”라고 가르칩니다. 이것을 보면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늘 분노와 질투를 드러낸 이유를 금방 알게 됩니다. 분노와 질투의 뿌리가 바로 교만이라는 뜻입니다.
겸손(humilitas)의 어원은 ‘땅’(humus), 곧 ‘흙’과 같은 뜻입니다. 우리 존재는 아무리 잘난 척해 보아야 ‘흙덩이’이고,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해도 하느님께서 숨결을 거두어 가시면 ‘흙의 먼지’로 흩어지고 말 존재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인간은 ‘겸손’ 그 자체여야 합니다. 그러니 땅처럼 모든 이를 발아래서 받쳐 주고 품어 주는 큰마음의 사람, 하느님의 사랑을 호흡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겸손해지면 마음속 분노와 질투는 저절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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