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감동적인 복음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섬기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남에게 봉사하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본보기로 제자들의 발을 몸소 씻어 주셨습니다. 때는 죽음을 앞둔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괴롭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남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종이 되시어 다른 이들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써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같아지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인류에게 보여 주신 사랑의 새 계명입니다. 제자들 앞에서 허리를 굽히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가난하고 연약한 이들을 존중하며 살라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사랑의 행위라는 말씀입니다. 섬기는 삶은 단순히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을 말합니다.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한 인격체이자 친구로 여기며 그들과 친교를 나누는 것, 이것이 바로 섬기는 삶이며 서로 발을 씻어 주는 삶입니다.
성체를 옮겨 모심
1.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사제는 제대 앞에 서서 향로에 향을 넣은 다음 성체께 세 번 분향하고 어깨보(humerale)로 성합을 감싸 든다.
2. 십자가를 앞세우고 촛불과 향을 들고 행렬하여 품위 있게 꾸민 수난 감실로 성체를 옮겨 모신다. 행렬하는 동안 “Pange lingua”(마지막 두 절은 남기고)나 다른 성체 노래를 부른다.
3. 수난 감실에 이르러 사제는 성체를 모셔 놓고 무릎 꿇어 분향한다. 그동안 마지막 두 절 “Tantum ergo”를 노래한다. 그다음에 감실 문을 닫는다.
4. 침묵 가운데 잠시 기도하고, 사제는 복사들과 함께 무릎 꿇어 절한 다음, 제의방으로 돌아간다.
5. 다음에 제대포를 벗기고 십자가를 성당에서 밖으로 내간다. 성당 안에 십자가를 그대로 두려면 천으로 가려야 한다.
6. 저녁 미사에 참여한 성직자는 저녁 기도(Vesperae)를 바치지 않는다.
7. 교우들이 밤중에 성체 조배를 하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자정이 지나면 소박한 분위기에서 조배를 한다.
성체 조배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다음 임시로 만든 감실로 성체를 옮기고, 다음 날 주님 수난 예식이 있을 때까지 성체 조배를 계속한다. 성체를 모셔 두는 장소는 기도와 묵상의 분위기가 이루어지도록 마련하되,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은 삼가고 파스카 삼일 전례에 맞게 꾸민다. 성체는 감실이나 성합에 모시고 문을 잠가야 하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성체를 성광에 모시어 내보이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금요일 오후에 숨을 거두셨기 때문에 이 감실은 ‘무덤’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무덤’이라는 표현도 해서는 안 된다. 수난 감실은 ‘주님의 묻히심’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성금요일의 성체 분배와 병자들을 위하여 성체를 모셔 두고,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마태 26,40; 마르 14,37) 하신 말씀을 기억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 앞에 머물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교우들은 주님 만찬 저녁 미사 다음에 성대하게 모셔진 성체 앞에서 밤 동안 적당한 시간에 조배하며, 자정이 지나면 외적인 장식 없이 조배한다. 주님 수난의 날이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참고용>
순 서
지향
- 우리 공동체 안에 성체의 형상 아래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 되고 자신 안에 주님을 모시고 일치를 이루도록 한다.
- 수난하시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마음을 깨달음으로써,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를 깨닫고 감사하며, 그 사랑을 세상에 증언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한다.
- 고통 받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주님 안에 한 형제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고통을 나누어 일치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한다.
- 주님께서 주신 선물인 굳은 신앙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겪게 될 여러 고통들을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기도한다.
시작 성가 <『가톨릭 성가』 119번, “주님은 우리 위해”>
▦ 시작 성가를 함께 부르겠습니다.
몸과 마음의 준비 <차분하고 신중하게 진행한다.>
▦ 형제 여러분, 우리는 주님 앞에 겸손하게 나아왔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씻어 주시고
당신 몸을 우리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 주시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크고 완전한 사랑을 주셨습니다.
이 시간 우리는 주님의 자비를 청하려고 나아왔습니다.
주님께 큰 예를 드리며 주님과 일치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먼저 마음을 가다듬어
주님 앞에 와 있음을 의식하는 묵상 시간을 갖겠습니다.
<2분 정도 묵상한다.>
▦ 성체로 우리 앞에 함께 계시는 그리스도를 의식하며, 다 함께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예수 성심 호칭 기도’를 바치겠습니다.
예수 성심 호칭 기도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늘에 계신 천주 성부님
● 자비를 베푸소서.
<다음은 같은 후렴>
○ 세상을 구원하신 천주 성자님
천주 성령님
○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영원하신 성부의 아들이신 예수 성심
동정 마리아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성심
영광과 위엄이 가득하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성전이신 예수 성심
지존하신 이의 장막이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의 문이신 예수 성심
사랑의 불가마이신 예수 성심
나눔과 베풂의 그릇이신 예수 성심
자비와 인정이 넘치시는 예수 성심
모든 덕행의 원천이신 예수 성심
지극한 찬미를 받으실 예수 성심
모든 마음의 중심이요 임금이신 예수 성심
온갖 지혜와 지식의 보고이신 예수 성심
천주성이 충만하신 예수 성심
성부의 기쁨이신 예수 성심
풍부한 은혜를 베푸시는 예수 성심
죽은 이들의 희망이신 예수 성심
지극히 자비로우시고 인내하시는 예수 성심
모든 이의 간구를 들어주시는 예수 성심
생명과 성덕의 샘이신 예수 성심
저희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성심
극도의 모욕을 당하신 예수 성심
저희 죄로 찢기신 예수 성심
죽기까지 순명하신 예수 성심
창에 찔리신 예수 성심
모든 위로의 샘이신 예수 성심
생명이요 부활이신 예수 성심
평화요 화해이신 예수 성심
죄인들의 제물이 되신 예수 성심
주님께 바라는 이들의 구원이신 예수 성심
주님을 믿으며 죽는 이들의 희망이신 예수 성심
모든 성인의 즐거움이신 예수 성심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저희를 용서하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자비를 베푸소서.
○ 마음이 어질고 겸손하신 예수님
● 저희 마음을 주님 마음과 같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지극히 사랑하시는 성자의 성심을 보시고
죄인들을 대신하여 바친
성자의 찬미와 보속으로 마음을 푸시어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 잠시 묵상합시다. <1분 정도 묵상한다.>
▦ 주님께서 앞에 계심을 의식한 우리는 이제 주님께 깊은 절로 공경의 예를 드립시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순서와 관계없이 성체께 깊은 절을 올린다.>
자기 성찰
▦ 잠시 침묵하며 자기의 현재 모습을 주님께 아룁시다.
<자기 성찰을 돕고자 아래의 기도 가운데 낭송할 수 있다.>
하느님 아버지께: 천지 창조 이전에 저를 뽑아 주시고
이 자리에 불러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향한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에
저를 맡겨 드립니다.
언제나 아버지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 시간 아버지와 함께 있게 해 주십시오.
저의 뜻보다 더 큰 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미리 보고 마련해 주시는 아버지,
제 뜻대로가 아니라
언제나 아버지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저를 아버지께 맡겨 드리며 봉헌합니다.
예수님께: 예수님, 저를 주님께 봉헌합니다.
이 시간 저를 이끌어 주시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성체 조배를 바칠 수 있도록
저의 마음을 열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저도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성령님께: 성령님, 성령님께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저를 대신하여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이 시간 저를 성령님께 봉헌합니다.
저의 지성과 기억, 의지와 영을 드리니
저를 비추어 주십시오.
제 안에 슬기와 지식
총명과 분별의 은혜를 더해 주십시오.
이 시간 주님의 가르침을 잘 알아듣고
주님의 사랑 안으로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찬미가
▦ 이제 주님을 찬미하는 기도를 바치겠습니다.
○ 임금님 높은깃발 앞장서가니
십자가 깊은신비 빛을발하네.
사람을 내신분이 사람되시어
십자가 형틀위에 달려계시네.
● 주님은 십자가에 높이달리어
예리한 창끝으로 찔리셨으니
우리의 더러운죄 씻으시려고
피와물 송두리째 쏟으셨도다.
○ 광채로 번쩍이는 영광된나무
임금님 붉은피로 물들었어라.
고귀한 나무줄기 간택됐으니
거룩한 가지들도 적셔주소서.
● 지극히 복되고도 복된나무여
그위에 구원대가 달려있으니
주님의 몸값다는 저울이되어
지옥의 전리품도 함께달았네.
○ 거룩한 제단이며 제물이시여
수난의 영광보고 하례하오니
생명이 죽음마저 당하셨기에
죽음이 새생명을 돌려주었네.
● 유일한 우리희망 십자나무여
수난의 귀한때가 다가왔으니
열심한 신자에게 은총주시고
죄인의 모든허물 씻어주소서.
○ 구세주 죽으심의 기념이시며
저희게 생명주는 빵이시오니
저희를 당신으로 살게하시며
성체로 당신사랑 알려주소서.
● 사랑의 표본이신 우리주예수
이마음 당신피로 씻어주소서.
당신피 한방울만 흘리셨어도
온세상 구원되고 남았으리다.
○ 기꺼이 당신얼굴 드러내시면
기꺼이 당신영광 뵙게되리니
성인들 틈에끼여 노래부르며
주님의 완전사랑 누리오리다.
● 구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여
천사들 소리맞춰 찬미하오니
십자가 그신비로 구원된우리
영원히 무궁토록 지켜주소서.
◎ 아멘.
시편 기도 72(71),1-19
◎ 주님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시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어 주시옵니다.
○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 그가 당신 백성을 정의로,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다스리게 하소서.
○ 산들은 백성에게 평화를,
언덕들은 정의를 가져오게 하소서.
● 그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며
폭행하는 자를 쳐부수게 하소서.
○ 세세 대대로
해처럼 달처럼
살게 하소서.
● 그가 풀밭에 내리는 비처럼,
땅을 적시는 소나기처럼 내려오게 하소서.
○ 저 달이 다할 그때까지
정의와 큰 평화가
그의 시대에 꽃피게 하소서.
● 그가 바다에서 바다까지,
강에서 땅끝까지 다스리게 하소서.
○ 적들은 그 앞에 엎드리고
원수들은 먼지를 핥게 하소서.
● 타르시스와 섬나라 임금들이
예물을 가져오고
세바와 스바의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게 하소서.
○ 모든 임금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모든 민족들이 그를 섬기게 하소서.
●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 그의 눈에는 그들의 피가 소중하기에
그는 억압과 폭행에서
그들의 목숨을 구하리이다.
○ 오래도록 그를 살리시어
사람들이 그에게 세바의 황금을 바치고
그를 위하여 늘 기도하며
날마다 축복하게 하소서.
● 땅에는 곡식이 풍성하여
산봉우리까지 넘치고
그 열매 레바논 같게 하소서.
사람들은 성읍마다
들풀처럼 무성하게 하소서.
○ 그의 이름 영원히 이어지며
그의 이름 해처럼 솟아오르게 하소서.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그를 통해 복을 받고
그를 칭송하게 하소서.
● 주 하느님,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찬미받으시리라.
그분 홀로 기적들을 일으키신다.
○ 영광스러운 그 이름 영원히 찬미받으시리라.
그 영광 온 누리에 가득하리라. 아멘, 아멘!
◎ 주님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시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어 주시옵니다.
독서 <아래의 (예문) 대신 묵상을 돕는 다른 글로 대체할 수 있다.>
주님, 주님 손에 맡깁니다.
송두리째 남김없이 바칩니다.
하늘과 땅이 결합하는 위대한 순간입니다.
드디어 저희가 구원을 누리게 되는 제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버지, 저희 자신을 아낌없이 모두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받아 주소서.
날마다 사제의 손을 거쳐 바치는 이 골고타 제사와 함께하는
저희입니다.
가슴을 치며 따라가는 저희의 부족함을 보지 마시고
아드님의 위대한 제사와 하나 되어
아버지의 입가와 마음에 웃음이 번지게 하소서.
또한 더욱 열심히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하나 되어
저희 자신을 되풀이하여 주님께 바치고
이웃에게 내어 주며
주님을 예배하는 사제직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은총을 주소서.
<잠시 묵상한다.>
성가 <『가톨릭 성가』 174번, “사랑의 신비”>
복음 <영원한 생명의 빵> 6,35-40
▦ 형제 여러분,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말씀을 들으십시오.
<사제나 부제가 봉독할 때에는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라고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35 이르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 37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38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39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40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다 함께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잠시 묵상한다.>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
▦ 이제 다 함께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를 바치겠습니다.
○ 엎디어 절하나이다. 눈으로 보아 알 수 없는 하느님, 두 가지 형상 안에 분명히 계시오나,
우러러 뵈올수록 전혀 알 길 없삽기에, 제 마음은 오직 믿을 뿐이옵니다.
● 보고 맛보고 만져 봐도 알 길 없고, 다만 들음으로써 믿음 든든해지오니, 믿나이다,
천주 성자 말씀하신 모든 것을. 주님의 말씀보다 더 참된 진리 없나이다.
○ 십자가 위에서는 신성을 감추시고, 여기서는 인성마저 아니 보이시나,
저는 신성, 인성을 둘 다 믿어 고백하며, 뉘우치던 저 강도의 기도 올리나이다.
● 토마스처럼 그 상처를 보지는 못하여도, 저의 하느님이심을 믿어 의심 않사오니,
언제나 주님을 더욱더 믿고 바라고 사랑하게 하소서.
○ 주님의 죽음을 기념하는 성사여, 사람에게 생명 주는 살아 있는 빵이여,
제 영혼 당신으로 살아가고, 언제나 그 단맛을 느끼게 하소서.
● 사랑 깊은 펠리칸, 주 예수님, 더러운 저, 당신 피로 씻어 주소서.
그 한 방울만으로도 온 세상을 모든 죄악에서 구해 내시리이다.
○ 예수님, 지금은 가려져 계시오나 이렇듯 애타게 간구하오니,
언젠가 드러내실 주님 얼굴 마주 뵙고, 주님 영광 바라보며 기뻐하게 하소서.
◎ 아멘.
묵주 기도 <고통의 신비>
▦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이 흐르는 깊은 고난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내리신 쓴 잔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십니다. 사랑의 수난이 시작하는 이때에,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고통의 길을 성모님과 함께 묵상하고 기도합시다.
<낭독은 시간에 따라 조절한다.>
- 1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심을 묵상합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시어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그들은 슬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루카 22,42-46).
<1분 묵상>
기도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청하며 피땀을 흘리시는 예수님께서는 두 번에 걸쳐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없음을 예수님께서 직접 보여 주십니다. 지쳐 잠든 제자들에게 “일어나 기도하여라.” 하신 주님께 기도합시다.
“예수님! 저희는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의 삶을 따르고자 이렇게 성체 앞에 모여, 예수님께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시고 수난의 길을 가신 것을 묵상합니다.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1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2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매 맞으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을 지키던 사람들은 그분을 매질하며 조롱하였다. 또 예수님의 눈을 가리고 ‘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이 밖에도 예수님을 모독하는 말을 많이 퍼부었다”(루카 22,63-65).
<1분 묵상>
예수님께서는 세속적이고 철없는 조롱과 모독에 대응하시지 않고 그대로 허용하십니다. 예수님의 거룩하심과 사랑은 세상 안에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세상에 섞이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경향에 휩싸이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예수님!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독한 사람들의 매질보다 예수님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와 외면이었습니다. 저희가 예수님의 쓰린 마음에 함께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2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3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시관 쓰심을 묵상합시다.
“군사들은 예수님을 뜰 안으로 끌고 갔다. 그곳은 총독 관저였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께 자주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서는,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또 갈대로 그분의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고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예수님께 절하였다.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자주색 옷을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마르 15,16-20).
<1분 묵상>
군사들은 예수님께 가시관을 씌우고 침을 뱉고 옷을 벗기며 예수님을 조롱합니다. 우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낮추기를 피하며 저지르는 죄들은 군사들처럼 주님을 조롱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스스로를 낮추신 예수님께 우리도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배워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낮추며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청합시다.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세상 끝 날에 저희를 모두 들어 올리시려고 가장 낮은 자가 되시어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화려한 세상의 황금관이 아니라 고난의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께 무릎을 꿇어 경배를 드립니다. 저희도 세상을 살면서 사랑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그런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3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4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사람들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다그치며 요구하는데, 그 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를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풀어 주고, 예수님은 그들의 뜻대로 하라고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루카 23,23-27).
<1분 묵상>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사람들, 본래의 생각과는 달리 예수님을 내어 주는 빌라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는 시몬, 예수님 때문에 통곡하는 사람들, 이 여러 모습이 우리 안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어느 모습이 더 자주 보이는지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주님이신 예수님 곁에 머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늘 곁에 모시고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예수님! 저희의 무관심과 냉대, 때로는 질투와 시기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더욱 무겁게 합니다. 때로는 예수님을 못 박으라고 외치기도 하고, 때로는 예수님을 위해 통곡하기도 합니다. 변덕이 심한 저희가 거룩한 시몬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는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4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5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하고 말하였다”(루카 23,44-47).
<1분 묵상>
지금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이외에 이 땅의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시고 위로받지 못하십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그것은 이겨 내기 어려운 두려움이지만 그럴 때에 우리 곁에는 반드시 백인대장 같은 이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외롭게 두지 않으십니다. 우리도 백인대장과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사랑을 알아보는 그런 영혼의 눈이 열려서, 이 세상에 펼쳐진 하느님의 은총을 깨달을 수 있도록 청합시다.
“저희 주님,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을 통하여 참된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이젠 저희가 백인대장과 같이 참된 사랑의 의로움을 깨달을 수 있는 영혼의 눈을 뜨도록 도와주소서. 저희의 노력과 힘은 작고 변덕이 심하지만 주님의 사랑은 크고 영원히 변치 않음을 믿습니다.”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5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청원 기도 <다른 지향으로 기도할 수 있다.>
+ 주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최후 만찬의 식탁에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여 성체성사를 거행하도록 교회에 맡겨 주신 우리 구세주께 경배하며 기도합시다.
◎ 주님, 주님의 피로 구원하신 백성을 거룩하게 하소서.
1. 구세주 그리스도님, 저희가 부활의 영광을 바라며 속죄함으로써 더욱 완전히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게 하소서. ◎
2. 괴로워하는 이들의 위로자이신 성모님의 보호를 받도록, 저희도 주님께서 베푸시는 그 위안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게 하소서. ◎
3. 신자들이 고통을 겪을 때에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여 스스로 주님의 구원을 보여 주게 하소서. ◎
4. 주님,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순종하셨으니, 순종과 인내의 덕을 저희에게도 내려 주소서. ◎
5. 세상을 떠난 이들이 주님의 영광스러운 육신을 닮게 하시고, 때가 되면 저희도 그들과 같아지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