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이야기 제 20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4편) -김명환 안드레아
[교우 이야기 제 20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4편) -김명환 안드레아
기사/사진 제공: 김명환 안드레아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1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2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3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4편(종결편)) -지금 보시는 편
5월 25일 (월: Day 31) San Mamed del Camino - Portomarin
전화 카드가 거의 다 되어 Sarria에서 충전할 예정이니 일찍부터 서둘러 떠날 필요가 없다. 카미노에서는 대부분 상점이 10시에 문을 연다. 8시 30분도 넘어서 걷기 시작하다 카나다에서 온 Richard를 만나 함께 걸었다. 카미노이야기, 은퇴이야기, 사업이야기등 한시간 넘게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나다 Ottawa주에 살고 부모때부터 집안이 농기구 사업을 하는데 자기는 지난 3월에 은퇴했단다. 막내 동생이 사장이고 6월에 돌아가면 일주일에 하루는 일을 하려고 한단다. 심심하지도 않고 회사차를 비롯한 여러가지 혜택을 계속 누릴수 있단다. 부인과 같이 걷고 있는데 부인은 친구와 어제 Sarria에 먼저 도착했고 오늘 그곳에 가면 다시 합류하여 같이 걸을 예정이란다. 부부가 이렇게 어느정도 자유를 가지고 걷는 것도 좋을것 같다. Sarria에 도착하니 아직 상점은 문을 열지 않고 성당들도 닫혀 있었다. Sarria는 인구 13,500명의 작지 않은 도시다. 이곳부터 싼티아고까지는 110km인데 이길을 걸으면 싼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는 증명서를 발급해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시내에는 알베르게, 호스텔, 펜션, 호텔, 음식점들이 즐비하였다. 걷다 보니 거의 시의 끝에 도달했다. 그곳에 있는 Santa Maria Madelena 수도원은 문이 열려 있었다. 알베르게도 운영해서 싱당히 많은 스페인 순례자들이 짐을 챙겨 나오고 있었다. 이곳은 학교도 운영하는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려 오느라 차가 붐비었다. 스페인은 학교도 10시에 시작하는가보다. 이미 시내 상가를 벗어나 전화 충전은 다른 곳에서 하기로 했다.
Sarria에서 오늘 목적지인 Portomarin 까지는 평화로운 Galicia 농촌 마을 길을 걷는다. 나무가 우거져 그늘진 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 많아 좋다. 소를 키우는 농가가 많아 목장을 자주 본다. 목장에 황새가 같이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밭농사도 많이 하는데 그중 제일 많이 키우는 채소가 있었다. 규모 크게 상업용으로 기르는 곳도 보이고 집의 텃밭에서도 거의 빠지지 않고 기르고 있어 무엇일까 궁금했다. 마을도 자주 나오는데 알베르게와 Bar를 훨씬 많이 볼 수 있어 많아진 순례자를 실감 할 수 있었다.
걷다 보니 싼티아고가 100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어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수백 미터를 걸어 가니 또 100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카미노의 거리 표시가 일관성이 없는 또 다른 예이다. 기념 사진을 또 찍었다.
Morgade까지는 오르막 길이 상당히 있었다. Morgade에서 한국인 일행 셋을 만났다. 카미노에서 만나 같이 걷고 있는것 같은데 대장같은 60대 남자는 한국에서 큰 회사 사장을 할때 출장을 자주 와서 쌘프란씨스코 지역애 대해 잘 알고 있었다. Portomarin 에 들어가려면 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상당히 큰 저수지가 있는데 여름에는 관광객이 많을것 같다. 시내로 들어가며 두 군데 알베르게를 들려 보아도 모두 자리가 없었다. 다음에 들린 알베르게에는 오는 길에 만난 한국 사람 셋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아래층 침대가 없다기에 그냥 나오려는데 그중 한 아가씨가 자기가 윗층을 쓰겠다고 양보해줬다. 고마웠다.
샤워후 중심가에 나가 한 잡화점에 들어가 Vodafone 전화 충전하는 곳을 물어보니 약국으로 가보라고 한다. 약국에 들어가니 상당히 붐비고 있다. Sarria에서 오늘 처음 걷기 시작한 스페인 순례자들이 물집 생긴 발이나 무릎이나 발의 통증때문에 약이나 기구를 사려고 하기 때문이었다. 키미노에서 아마도 이곳 약국이 제일 잘 될 것 같았다. 한참을 기다려서 차례가 되어 물어보니 옆집에 가라고 한다. 약국 옆집으로 가라는 것을 잘못 들은 모양이다. 15유로를 내고 다시 60분 전화와 1.2G 데이터를 충전했다. 마침 중앙 광장에 있는 San Juan 성당에서 7시 30분에 미사가 있어 참례했다. 이 성당은 Saint John 기사단의 교회였기에 요새를 겸하고 있다. 원래 교회는 저수지를 만든 장소에 있었는데 하나 하나 뜯어 이곳으로 옮긴 다음 다시 맟추어서 복원했단다. 많은 스페인 순례자들이 있었다.
미사후에 광장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첫째 코스로 역시 Galicia 지역 soup인 caldo gallego를 시켰는데 오늘 걸으며 궁금해서 사진을 찍은 야채가 들어 있는것 같아 웨이터에게 사진을 보여 주며 확인했다. 이 soup은 여러 가지 야채, 감자, 콩과 고기를 넣고 끓인다는데 grelos라고 하는 이 야채가 보통 들어 간다고 한다. 어제 아침 먹은 곳에서 이 soup을 시래기국이라고 선전한 이유가 바로 이 야채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에서 만든 것은 모양은 비슷한데 맛이나 질감이 시래기국보다는 시원하고 깔끔했다. 닭국물로 끓인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시원한 맛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보니 건너편 탁자에 얼마전 Astorga의 알베르게에서 같은 방에 묵었던 우크라이나에서 온 남자가 있어 반갑게 인사했다.
5월 26일 (화: Day 32) Portomarin – Casanova
아침 6시30분에 일어났는데 같이 묵었던 한국인 3명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한시간전 화장실 다녀올 때도 침대에 있었는데 그사이 일어나 조용히 짐싸고 떠난것 같다. 그 부지런함에 김탄을 금할 수 없다. Galicia지역에 들어서서 낮은 곳으로 내려온 후에는 걷는 길들이 비슷하다. 마을 근처는 큰 나무 숲사이의 오솔길을 걷고 마을을 벗어나면 하이웨이나 도로를 따라 걷는 곳이 많다. 조그만 마을들이 많았는데 순례객을 상대로 하는 Bar는 붐비지만 그외에는 인적없이 조용하다. 성당들도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소를 기르는 목장은 여전히 많고 밭은 5월말인데 심어진 곳보다 심으려고 갈아 엎어놓은 곳이 훨씬 많았다. 마을길은 소똥이 널려 있고 소똥 냄세가 진동한다. 아주 대형 우사를 지나칠 때는 그 냄새가 역했지만 대부분 들에 풀어 놓고 기르기 때문에 소똥 냄새도 익숙해진 농촌 냄새가 되었다. 걸으며 낯익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중에서 카나다의 Pat과 Shelly는 약간 놀라웠다. 내가 그들 보다 적어도 반나절 이상 앞서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늘 세곳의 마을에서 그들을 보았다. 싼티아고가 가까워졌으니까 도착하면 할 일들을 이야기하며 이만큼 걸어 온 것에 우리 모두 뿌듯해 했다. 첫날 Orisson의 알베르게에서 같이 저녁을 먹던 기억이 새삼스러웠다.
오늘도 가능한한 많이 걷고 혼자 방을 쓰고 싶어 가이드북에 나온 Casanova 의 casa rural에 전화로 예약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그곳은 카미노에서 1.5km 나 벗어난 곳에 있었다. 가이드북에도 그렇게 나와 있는데 내가 자세히 읽지를 않은 것이다. 전화를 하니 차를 가져와 데려다준다. 내일 아침 다시 이곳으로 데려온단다. 차를 타고 가며 생각하니 차를 타본지가 한달도 넘었다. 알베르게를 겸하는 이곳은 널찍한 터에 전통적인 돌로 만든 집인데 한적했다. 느낌이 내가 유일한 손님인 것 같았다. 그런데 저녁 식탁에 8명의 프랑스 사람들이 와 있었다. 한번에 3일씩 걷는데 이번에는 싼티아고가 목표란다. 저녁의 첫째 코스로는 역시 caldo gallego soup을 시키고 메인으로는 돼지갈비 구이를 시켰다. 이 집의 soup은 맹물에 콩을 많이 넣고 감자와 grelos를 잎과 줄기를 같이 넣고 푹 삶은 것 같았다. 모양은 아니지만 맛과 씹는 질감이 시래기국과 비슷했다. 돼지갈비 구이는 기름기 없이 알맞게 구었는데 소스와 잘 어울려 맛있었다. 카미노를 걸으며 먹는 저녁은 레스토랑보다 이렇게 집 음식인 casa rural 이나 사설 알베르게에서 먹는 편이 나은것 같다.
5월 27일 (수: Day 33) Casanova – Quintas
카미노 순례자들이 자면서 제일 두려워 하는것이 빈대다. 카미노 숙소에 빈대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어 그 피해를 피하거나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다. 아직까지는 자면서 빈대 피해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제밤 자다가 얼굴에 벌레가 기어 가는 것을 느끼고 기겁을 해서 벌떡 일어났다. 다행이 그 벌레를 잡았는데 빈대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다시 잠이 드는데 시간이 좀 걸렸을 것이다.
아침에 다시 어제 지점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계속되는 카미노 길은 지난 며칠과 같이 상쾌한 시골길이었다. 이곳 조그만 마을 교회중에는 열려있는 곳이 많았는데 순례자를 위한 배려인것 같다. 잠간씩 들어가 앉아 있는 시간이 좋았다. 밭에 허수아비를 세워 놓은 곳이 눈에 띄는데 모습이 한국의 허수아비와 비슷해 반가웠다.
정성껏 꽃으로 가꾸어놓은 집들이 많았다. 장미를 많이 심어 놓았는데 장미꽃이 아름다운 이유도 있겠지만 스페인 사람들의 성모님에 대한 공경심도 한몫 했을 것 같다. 포도 나무를 멋지게 집 앞으로 올려놓은 집도 보였다. 이곳에선 한국의 조그만 사당처럼 생긴 건물이 자주 보였는데 무슨 용도인지 궁금해서 가이드북을 보니 horreos 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쥐와 비로부터 곡물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용했다 한다.
걷다 보니 9km 를 쉬지 않고 오게 되어 Melide 에 도착했다. Melide는 문어 요리로 유명하다. 앞에 가던 스페인 순례자 무리가 들어가는 문어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아직 10시가 안 됐지만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던 여주인이 서둘러 문어 요리를 만들어 주었다. 일인분을 맥주와 시켰는데 푸짐했다. 커다란 문어를 삶아 썰어 놓은 후 올리브 오일, 고추가루, 소금등을 뿌려 가져왔다. 금방 삶은 문어와 빵, 맥주는 훌륭한 식사였다. 점심을 일찌감치 먹은셈이다.
오늘도 카나다에서온 Pat과 Shelly를 만났다. 우리는 같은날 시작해서 같은날 싼티아고에 도착할 것 같다. 싼티아고 대성당의 금요일 저녁 순례자 미사가 가장 성대하다며 우리가 금요일에 도착할테니 저녁 미사후 만나자고 했다. Shelly 와 같이 걸으며 두 사람이 친구가 된 사연을 들었다. 나는 고향 소꼽 친구였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둘은 대학 졸업후 만났단다. 80년도 초에 Shelly 는 간호사로 Pat은 social worker로 장애 학생들을 위한 여름 캠프에서 만났는데 너무 죽이 잘 맞아 절친이 되었단다. 그후 결혼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서로 연락하고 기회 있으때마다 만나오던중 작년에 Shelly가 사는 마을의 요양시설에 90이 넘은 Pat의 부모가 들어 왔단다. 그때 온 Pat과 지역 신문에 실린 어떤이의 카미노 순례기사를 보다가 같이 걷기로 결정했단다. 본인들도 좋은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고 내가 보기에도 서로 잘 배려해 주는 이상적인 팀이었다.
Ribadiso de Baixo에 들어 오는 입구에 자리한 카페에서 Galicia 지역의 전통 음식인 empanada 를 먹었다. 닭고기나 돼지 고기, 튜나, 소고기를 속에 넣어 팔고 있어 튜나를 선택했는데 괜찮았다. 점심 메뉴로 보카디오 보다 좋을것 같다.
Aruzua에 와서 다음 마을의 알베르게에 전화했다. 키미노에서 500m정도 떨어져 있고 아래층 침대가 있다고 한다. 그곳까지 가면 그래도 4-5km 는 더 가는 셈이다. 전화 예약을 하고 그곳을 향해 조금 가다보니 이틀전 알베르게에서 같이 묵은 한국인 일행이 길가의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모두들 금요일 아침에 싼티아고에 도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조금 더 걷다가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보니 전화를 걸었던 곳에다 스틱을 두고 왔다. 한참을 되돌아가서 갖고 왔다. 그래도 더 멀리 가지 않고 생각난 것이 다행이고 스틱이 그곳에 있어 준것이 다행이다.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곳에 놓아야지 조금만 옆에 놓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기 쉽다. 알베르게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카미노에서 떨어져 있어도 영향을 받지 않는것 같다. 이집은 남자 혼자 운영하고 있었는데 저녁을 포장음식을 데워서 준다. 대부분의 사설 알베르게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그것이 레스토랑 음식보다 나은 경우가 많았는데 약간 실망했다. 파에야를 시켰다.
5월 28일 (목: Day 34) Quintas - Vilamaior
6시 조금 지나 일어나 짐을 꾸리고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출발하니 7시 반이다. 지난 3-4 일간 그러니까 Sarria서부터의 카미노길은 비슷하다. 작은 마을, 나무가 우거진 숲길, 소나 양을 키우는 농가, 모종을 심었거나 심으려고 갈아 엎어진 밭들... 정말 평화롭고 한적하다. 물론 도로를 따라 걷는 길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평화스러움을 더 보여주려는지 산토끼가 길에 나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몇분 동안 풀을 먹으며 놀고 있다. 전혀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전생에 사람이었을까?
오늘 O’Pedrouzo 를 지나면 싼티아고에서 4.5km 떨어진 Monte del Gozo 까지는 알베르게가 없다. 12시도 안 되어 배가 고파서 이른 점심을 먹었는데 salad를 팔고 있었다. Galicia 지역에 들어오기 전에는 1시 이전에 salad이나 pasta같은 점심 메뉴를 파는 곳이 별로 없었는데 Galicia 지역에서는 그런 문제가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는 덜 스페인적이다.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니 아무래도 Monte del Gozo 까지 가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Villamaior 에 있는 casa rural에 전화하여 방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하나가 남아 있다하여 예약했다. 이제 잠자리 걱정없이 갈 수 있다. 그곳에서 싼티아고까지는 9km 떨어져 있어 내일 아침에는 싼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며칠 많이 걸어서인지 오늘은 마지막 10km를 걷는 것이 힘들었다. 길가에 오스트랄리아에서 자라는 eucalyptus 나무가 상당히 많았다. 스페인 내전 이후 황폐해진 이곳에 빨리 자라는 이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숙소에 와 보니 이곳은 빨래 서비스가 없다. 오늘은 겉옷까지 빨아야 하기 때문에 모두 빨아 널고 맥주 한병을 사서 정원으로 나가는데 영어를 하는 한 그룹이 앉아 있다가 같이 이야기 하자고 한다. LA에 사는 91세의 할머니가 딸과 손녀들과 함께 걷고 있는 가족 그룹이었다. 손녀 하나는 대학때 스페인에 와서 공부하며 교수한테 카미노에 대해 들었단다. 할머니는 Shirley McLain이 쓴 카미노 순례기를 읽고 관심을 가졌었는데 기회가 없다가 남편이 죽고 나서 걷기로 결심했단다. 큰딸과 스페인에서 공부한 손녀와 함께 Leon에서 카미노를 시작했고 다른 손녀딸 둘은 쌩장에서 출발해 Leon에서 합류했단다. 이제는 5명이 같이 걸으며 스페인에서 공부한 손녀가 묵을 곳을 예약하고 짐을 부치며 걷고 있었다.
나중에 30대의 한국 여자 두사람이 들어와 같이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10일간 휴가를 내어 Sarria 부터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다고 한다. 싼티아고까지 걸은 다음 포르튜갈에서 몇일 보내고 귀국한단다.
5월 29일 (금: Day 35) Vilamaior - 싼티아고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떠나려 했는데 7시가 지나도록 식당 문이 안 열린다. 어제 저녁에 아침식사 시간 물어보는 것을 잊어 버려 아침식사가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겠다. 더 기다리지 않고 떠났다. 그곳부터는 집들이 많았다. 그리고 시내 버스도 지나간다. 싼티아고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이니 교외 지역인가 보다. 한시간쯤 걸으니 카미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호텔이 보여 아침을 먹었다. 손님이 여러명 있었는데 모두 카미노 순례자들이었다. 아침을 먹고 조금 더 걸으니 Monte del Gozo가 나온다. 언덕위에는 4면으로 된 카미노탑이 세워져 있는데 그중 한면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순례자로 새겨져 있었다. 이곳의 알베르게는 Galicia 정부에서 운영하는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O’Pedrouzo 이후의 유일한 알베르게이기 때문에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에서 묵고 아침 일찍 싼티아고로 들어간다. 카미노 역사의 흔적으로는 조그만 San Marcos Chapel 이 전부인 것 같았다. Chapel과 알베르게를 둘러 보고 싼티아고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묵은 사람들의 출발 시간으로는 늦은 편이고 O’Perdouzo에서 떠난 사람들은 아직 도착할 시간이 아닌데 많은 순례자들이 싼티아고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지난 밤에 묵었는지 신기하다. 10시가 조금 넘어 Santiago de Compostela대성당에 도착했다. 오랫동안 준비했었고 35일을 걸은 카미노 여정이 끝나는 시간이었지만 마음이 담담했다.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별로 아픈데 없이 큰 고생 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한 것이 고마웠다
기념 사진을 찍고 안내소에 가서 성당 관람을 알아보고 있는데 며칠전 Samos 수도원을 같이 tour한 이태리 여자를 만나 반가이 인사를 나눴다. 오늘 아침에 도착했단다. 나보고 수료증을 받았냐고 물어본다. 잊고 있었는데 때마침 잘 알려줬다. 설명해 준대로 수료증 발급하는 곳을 찾아가서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 수료증을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낯익은 사람을 여럿 보았다. 매트리스 깔고 잤던 성당 알베르게에 같이 묵었던 부부, 둘쨋날 Roncesvalles의 수도원 알베르게에서 같은 cubicle에서 잤던 브라질 청년도 그날 이후 처음 만났고 얼마전 저녁 먹으며 본 우크라이나 남자도 있었다. 모두들 긴 여정을 무사히 끝내고 마지막 의식인 수료증 발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모습들이 여유가 있었다. 그동안 순례자 패스포드에 받은 스탬프를 증거로 수료증을 받고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에 첵크인 했다. 그동안 신세진 장비와 신발을 모아 놓고 사진을 찍었다. 든든한 동반자였는데 이제 얼마동안은 쉬어도 된다.
점심을 먹고 대성당을 보려고 안내 오디오를 빌리러 갔다가 Pat 과 Shelly를 만났다. 우리 모두 너무 반가워 visitor center에서 시끄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나보다 먼저 도착해 짐 풀고 대성당을 이미 구경한 모양이다. 처음에 힘들어 하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아마도 배낭을 작은 것으로 바꾸고 무게를 줄인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안내 오디오를 따라 대성당을 돌아 보았다. 대성당은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영어 오디오는 3.5유로를 받았는데 설명하는 번호가 성당 위치에 붙어 있지 않고 지도를 보고 찾아 다녀야 했다. 지도를 가져오지 않아 다시 visitor center로 가서 얻어 왔다. 로마네스크식 성당은 크게 지으려면 어렵다는데 대성당은 규모도 크고 우아했다. 우선 소성당을 모두 둘러보고 Sant Iago를 만나러 갔다. 제대뒤 높은 곳에 Sant Iago 상이 있어서 계단으로 Sant Iago상 뒤로 올라갔다. 뒤에서 껴안고 성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그리고 나서 제대 아래 지하에 있는 Sant Iago 무덤으로 내려 가서 참배하였다.
대성당을 보고 나와 다시 광장으로 가다가 어제 숙소에서 만난 한국 여자 두 사람을 만나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중 Ms. 한이 기념 사진 포즈를 잘 알고 있어 여럿 찍어 주었다.
호텔에 돌아와 Finisterre 관광을 예약하려 했더니 이미 정원이 찼다고 한다. 7시 30분 순례자 미사를 하기 위해 일찍 나와서 가다 보니 tourist office가 있어 Finisterre 관광에 대해 물어봤다. 시외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은 너무 불편해 보였다. 마침 토요일마다 하는 관광 상품이 있다 하여 조금 떨어진 관광회사 사무실에 가서 예악했다. 큰 관광 회사인데다 tourist office에서 소개를 해 주어 믿음이 갔다.
미사 15분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좌석은 꽉 찼고 웬만한 자리는 모두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대성당의 좌석은 십자가 형태로 배치되어 있는데 카미노를 준비할때 참석했던 안내회 강사는 제대를 향해 있는 자리에는 앉지 말라고 충고했었다. 순례자 미사의 하이라이트가 미사 끝날때 거행되는 Botafumeiro 라는 향로 의식인데 향로가 제대에서 좌우로 움직이기 때문에 제대를 향한 자리에서는 전체 움직임을 볼 수가 없단다. 마침 제대 좌측에 있는 큰 기둥의 받침대에 앉을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제대도 잘 보이고 향로의식도 완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사 시작전 음악을 맡은 노련한 수녀님이 미사에서 부를 노래를 가르쳐 주셨다. 미사는 5명의 신부가 집전했다. 영어권 신부도 한명 있어 나중에 영어 강복도 있었다. 영성체를 하는 사람은 역시 전체 참석자의 3분의 1 정도였다. 향로 의식은 천정에 매달린 큰 향로를 움직여야 하기때문에 향로 담당자와 밧줄 담당자들이 모두 6 – 8 명쯤 관계하는 것 같았다. 향로 의식이 시작되자 모두 사진과 비데오를 찍느라 부산해졌다. 미사중에 사진이나 비데오를 찍지 않는 규정이 적용 안 되는 상황이다. 나도 아이폰으로 비데오를 찍었다. 찍다보니 향로의식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에서 눈을 떼어 향로를 바라 보았다. 높은 천정을 반경으로 좌우로 크게 움직이는 향로에서 품어지는 연기를 바라보며 나도 이제 수백년 동안 이 의식을 목격했던 순례자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세기부터 시작했다는 이 의식은 땀에 절은 (그리고 병균도 지니고 있을) 순례자들을 소독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의도로 시작되었을 거라고 한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향로는 18세기에 만들어졌고 그 이전 것은 대성당 뮤지엄에 있다고 한다.
향로의식 video -싼티아고 순례기
미사가 끝난후 어제 숙소에서 만난 91세의 할머니를 만났다. 정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함께 미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미사후 소성당에 잠깐 들어가 앉아 있었는데 그곳에서 순례자 기도예식이 예정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그냥 참석했다. 젊은 신부 주관으로 순례자 기도, 독서, 묵상을 하고 순례자 경험담을 나눈후 모두 San Tiago 무덤으로 내려가 신부님의 설명을 듣고 강복을 받았다. 싼티아고 대성당은 순례자들이 영성적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았다. 낮에 보니 성당 곳곳에 여러 언어로 고해 성사를 볼 수 있도록 고해소를 설치해 놓고 시간표에 따라 신부님이 앉아 있었다. 고해 성사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진정한 순례를 하고 있는 모습 같았다.
5월 30일 (토: Day 35+1) Finisterre 와 Muxia 관광
호텔에서 주는 아침 식사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커피도 입에 맞고 여러가지 빵에 햄과 치즈를 뷔페로 내놓아 오랫만에 잘 먹었다. 관광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가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관광을 주관하는 회사는 국내와 국제관광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큰 관광회사이다. 5월과 6월 토요일에 Finisterre와 Muxia 를 관광하는 상품을 팔고 있어서 운 좋게 시간이 맞은 것이다. 대형 버스가 거의 만석이었는데 어제 광장에서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어준 Ms. 한도 있어서 같이 앉았다. Finisterre 로 가면서 볼만한 곳은 잠깐씩 쉬어 갔는데 가이드가 설명을 아주 잘해 주었다.
Finisterre와 Muxia는 Galicia 해안에 있는 마을이다. 꽤 높은 고개를 넘어 Finisterre로 들어 갔는데 고개위에서 본 Galicia 지역의 해안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지방 사람들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할 때 엿새 일하고 쉬는 날 손을 내려 놓은 곳이 Galicia 해안이라고 자랑한단다. Mussel과 조개 양식을 많이 한다는데 mussel은 유럽 전체 생산량의 50%를 스페인에서 생산하고 스페인 생산량의 95%를 Galicia에서 생산한다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Finisterre는 옛날 유럽 사람들에게 세계의 땅끝으로 알려져 있던 지역이다.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져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부터 다신교의 (pagan) 종교의식이 거행된 곳이란다. 카미노의 땅끝을 나타내는 이정표와 등대가 있었다.
등대에서 시내로 내려오는 언덕길에 배낭을 멘 순례자가 많이 눈에 띄었다. 싼티아고에서 Finisterre와 Muxia를 거쳐 다시 싼티아고로 돌아가는 114km 의 순례길은 경치가 끝내 줄 것 같다. 시내로 와서 점심 시간이 주어졌다. Ms. 한과 조개 종류로 점심을 먹었는데 이곳 특산이라고 레스토랑에서 추천한 조개 (razor clams) 는 한국에선 보지 못한 것 같다. 모두 맛이 있었다.
Finisterre 마을은 부유하고 평화스러워 보였다. 울긋불긋한 색깔의 배가 있는 항구와 빨간 기와의 흰색 집들이 있는 마을이 잘 어울렸다. 멀리 조개 양식장도 보였다.
점심후 Muxia로 떠났다. 해안을 끼고 도는 길가의 경치가 볼만했다. 이곳에는 horreos 가 (Galicia 지역에서 쥐와 비로부터 곡물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용한 건물. Day 33 참조) 훨씬 많았다. 바닷가라 습기가 많아선지 나무대신 모두 돌로 만들어 놓았다. 이곳 horreos는 지붕 끝에 한쪽은 십자가, 다른쪽은 화살촉 상징을 만들어 놓은 것이 많았는데 화살촉은 다산을 기원하는 다신교의 (pagan) 상징이란다. 오랜 기간 열심히 기독교를 믿어 왔지만 기독교 이전부터 뿌리 내린 토속 신앙의 영향력은 완전히 살아지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는 horreos 의 크기가 그 집의 재력을 나타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가장 큰 horreos는 수도원 소속이란다.
Muxia 는 San Tiago가 이베리아 반도에서 전교할 때 성모님이 발현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는 지시를 받은 곳이란다. 성모님을 기리는 성당이 있다. 가이드가 흔들 바위, 편두통을 낫게하는 바위, 허리를 낫게하는 바위들을 유모있게 설명해 주었다. 순례자들이 마지막 의식으로 옷을 태우는 곳도 있었다. Ms.한은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또 다른이의 사진을 찍어 주는 것도 좋아했다. 오늘 하루동안 내가 들어가는 사진을 카미노 전체 구간에서보다 더 많이 찍었다.
저녁에 싼티아고에 도착해서 헤어질 때 Ms.한이 저녁을 같이 했으면 좋겠단다. 같이 온 언니가 몸이 불편해서 호텔에 쉬고 있으니 가서 확인하고 카카오로 연락하기로 했다. 같은 직장 동료로 둘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은 언니가 며칠 걷고 나서 몸 상태가 안 좋아 고생하고 있는것 같았다. 호텔에 들어가 얼마 있으니 언니가 괜찮아 저녁을 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왔다.
저녁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우체국에 가서 스틱을 집으로 부쳤다. 비행기에 가지고 들어 갈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아 부치기로 했다. 그리고 진행 중인 7시 30분 미사에 들어갔다. 어제 저녁 미사에 비해 너무 한산했다. 미사 끝의 향로 의식도 없었다. 그러나 미사후에 합창단의 발표회가 있었다. 나이가 좀 들은 합창단원들이 열심히 노래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 노래도 잘 했고.
저녁은 호텔에서 추천한 현지인들이 좋아한다는 레스토랑에서 했다. 조금 기다려 자리를 얻어 셋이 앉아 해산물에 와인으로 저녁을 했는데 카미노에서 처음으로 white wine을 보았다. 용기도 동양적이어서 거기에 맑은 색갈의 술을 담아 마시니 한국 전통주 마시는 기분이었다. 여행 이야기, 직장생활 이야기등을 나누며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다. 두사람은 내일 아침 버스로 리스본으로 간다고 한다. 버스로 8시간이나 걸린다고 해서 놀랐다.
5월 31일 (일: Day 35+2) 싼티아고 대성당
오늘은 오랫만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걱정 안하고 자도 되는 날이다. 늦으막히 아침을 먹고 대성당 뮤지엄을 보러 갔다. 티켓을 사서 들어 갔는데 모든 설명이 스페인어로 되어있다. 중요한 품목에 번호 표시가 있는 것을 보니 오디오 설명이 있는 것 같다. 엊그제 빌렸던 오디오가 생각 났다. 다시 visitor center에 가서 물어보니 오디오를 그냥 대여해 주었다. San Tiago의 유해가 발견된 직후에 지은 성당을 12세기에 현재의 대성당으로 짓도록 재원을 마련해준 Alfonso II의 동상과 무덤이 있었다. 카미노를 걸으며 본 대성당이나 큰 수도원은 대개 그것을 짓도록 도와준 왕이나 왕비의 무덤과 동상/초상화가 있다. 자신을 두고 두고 기억하고 자신을 위해 계속 미사를 바쳐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은 재원을 지원하는 동기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뮤지엄 3층의 회랑 (cloister) 복도에는 성당을 위해 공헌한 사람들의 무덤이 있었는데 몇백년된 무덤도 보이지만 금년에 죽은 사람들의 무덤도 보였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묻히는지 궁금했다.
뮤지엄에는 San Tiago, 성모님, 대성당등에 관한 많은 품목이 있었다. 지금 쓰고 있는 향로로 대체 되기 전에 사용했던 향로가 있어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오후 4시에 대성당 지붕을 영어 가이드와 tour 했다. 지붕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보통 성당 안에서는 볼수 없는 곳이어서 흥미로웠다. 매년 San Tiago 대축일 퍼레이드에 세계 인종을 대표하는 용도로 쓰이는 인형을 보관하는 창고도 있었다. 한 사람이 어깨에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인형이 만들어져 있었다. 가벼운 재료를 썼겠지만 높이도 상당하고 등치도 큰 편이어서 힘꽤나 쓰는 장정이 지고 다녀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동양 사람을 나타내는 인형이 안 보여 섭섭했다.
지붕에 올라가 보니 대성당과 앞의 광장이 새로운 시각으로 보였다. 가이드가 여러 가지 탑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제일 높은 탑은 대성당 정면에 세워진 종탑인데 17세기에 반포된 교황청 법령에 따라 모든 대성당이 일정한 높이 이상의 종탑을 세워야 했단다. 그런데 그 종탑이 약간 기울어져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막에 가려 탑을 볼 수가 없었는데 내년에 공사를 끝낼 예정이란다. 1962년까지는 이 지붕에 종치기가 가족과 함께 살며 시간 마다 종을 쳤다고 한다. 그때 19살이었던 딸이 아직도 이 지역에 살고 있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옛날에는 순례자의 일부가 지붕으로 올라와 그곳에 있는 돌로 만든 소각장에서 입고온 옷을 태웠다고 한다. 정화의 의미도 있었겠지만 전염병 예방을 위한 의식이었을거라고 한다
대성당의 한쪽에 원래 성당에 속했던 조그만 성당을 그대로 보존해 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역사를 연결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대성당 지붕 처마 받침대는 동물 모양인데 한곳은 사람의 엉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임금을 제대로 못 받은 석공이 화가 나서 주교의 엉덩이를 조각해 놓았을거라고 추측한단다. 농촌에서 horreos의 크기가 부의 상징인 것처럼 싼티아고 도시에서는 굴뚝의 크기가 부의 상징이어서 굴뚝을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대성당 지붕에서 보이는 옆 건물은 베네딕토 봉쇄 수도원인데 현재 38명의 수녀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베네딕토회에 봉쇄 수녀원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관광객들이 순례자들보다 훨씬 더 많아 보이는 이곳에서 봉쇄 수녀원 생활을 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많이 보람있을 것 같다.
저녁 6시 미사를 보고 나오다 역시 미사에서 나오는 LA의 젬마씨를 만나 같이 저녁을 했다. 금요일에 싼티아고에 도착해 토요일 아침 버스로 Finisterre에 갔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하루밤 자고 오늘 아침에 돌아왔단다. 카미노 경험, 카미노에서 만난 사람들, 직장생활, 은퇴생활 이야기를 했다. LA 한인 은행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은퇴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동창중에 그곳에서 은행장을 한 사람이 있다고 이름을 대니 2년간 모셨다고 한다. 젬마씨는 내일 파티마로 가서 이틀쯤 있다가 스위스의 동생 집으로 돌아 갈 예정이란다. 레온에서 이틀을 보냈는데도 28일 만에 쌩장에서 싼티아고까지 왔으니 대단한 체력과 걷는 속도를 가졌다. 얼마전 알베르기에서 이야기 나누면서도 느꼈지만 다시 한번 감탄했다.
호텔에 돌아와 내일 아침 이곳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제 나의 카미노가 끝을 맺는다.
6월 1일 (월: Day 35+3) 싼티아고 – 마드리드 – 파리
싼티아고에서 마드리드는 기차로 6시간 걸리는데 산의 높은 곳으로 가는 부분이 많았다. 아래로 보이는 경치가 좋았다. 마드리드에서 파리가는 비행기를 탈 시간까지 5시간 여유가 있어 Mercado de San Miguel에 가서 집에 가져갈 간단한 선물을 사고 작년 1월에 왔을때 맛있게 먹은 해산물 튀김과 맥주로 저녁을 했다. 여전히 맛이 있었다.
마드리드 기차역에 도착해 Mercado de San Miguel 을 찾아가는데 기차역과 전철역의 안내원들이 많이 도와 주었다. 모두 친절하고 영어를 잘했다. 특히 전철역의 안내원은 그 주변 지역에 대해 빠삭했다. 덕분에 나는 마켓을 그리고 기차역에서부터 나와 동행한 내 또래의 한국 남자는 마드리드에서 묵을 호텔을 쉽게 찾았다. 카미노에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스페인 사람을 만나기 어렵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었다. 역시 큰 도시는 다르다.
Easyjet은 탈때마다 느끼지만 efficient 하고 reliable 하다. 파리에 정시에 도착하고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호텔로 가는 shuttle bus 가 순조로이 이어져 몇 시간이지만 편안히 잘 수 있었다. 내일은 집에서 잔다~!
Michael Buble - Home
Lyrics
Another summer day
Has come and gone away
In Paris and Rome
But I wanna go home, mmm
May be surrounded by
A million people I
Still feel all alone
I just wanna go home
Oh, I miss you, you know
And I've been keeping all the letters
That I wrote to you
Each one a line or two
I'm fine baby, how are you?
Well I would send them but I know
That it's just not enough
My words were cold and flat
And you deserve more than that
Another aeroplane
Another sunny place
I'm lucky I know
But I wanna go home
Mmm, I got to go home
Let me go home
I'm just too far
From where you are
I wanna come home
And I feel just like
I'm living someone else's life
It's like I just stepped outside
When everything was going right
And I know just why you could not
Come along with me
That this was not your dream
But you always believed in me
Another winter day
Has come and gone away
In even Paris and Rome
And I wanna go home
Let me go home
And I'm surrounded by
A million people I
I still feel alone
Oh, let me go home
Oh, I miss you, you know
Let me go home
I've had my run
Baby, I'm done
I gotta go home
Let me go home
It'll all be all right
I'll be home tonight
I'm coming back home
- 4부 끝-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1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2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3편)
Camino de Santiago(싼티아고 순례길, 4편(종결편)) -지금 보시는 편
좋은 자료를 제공해주신 김 안드레아 형제님께 감사드립니다
홍보부에서는 교우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교우 이야기편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기사정리및 포스팅 홍보부, 천다니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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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웹사이트를 많이 애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래의 링크에 산티아고 길 GPS picture map이 있습니다.
https://picasaweb.google.com/lh/albumMap?uname=112740982096829001509&ai…
여행가시는 분들은 참조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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