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013년 6월 23일(알)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김광근 도미니코 신부님

말씀의 초대
즈카르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백성을 위한 메시아를 예고한다. 그는 동족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이러한 희생은 이스라엘이 죄에서 자유로워지는 근원이 될 것이다. 이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실현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자녀’에 대하여 새롭게 정의한다. 예전에는 유다인의 혈통을 이어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요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것이다(제2독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두고 요한 세례자나 엘리야로, 또는 옛 예언자 가운데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고 여겼다. 이 모든 생각은 예수님에 대하여 메시아를 준비하는 예언자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의 그리스도 곧 메시아시라고 고백한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의 사명이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고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요한 19,37).>
▥ 즈카르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2,10-11; 13,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0 “나는 다윗 집안과 예루살렘 주민들 위에 은총과 자비를 구하는 영을 부어 주겠다. 그리하여 그들은 나를, 곧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보며, 외아들을 잃고 곡하듯이 그를 위하여 곡하고, 맏아들을 잃고 슬피 울듯이 그를 위하여 슬피 울 것이다. 11 그날에 므기또 벌판에서 하닷 림몬을 위하여 곡하는 것처럼 예루살렘에서도 곡소리가 크게 울릴 것이다. 13,1 그날에 다윗 집안과 예루살렘 주민들의 죄와 부정을 씻어 줄 샘이 터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63(62),2ㄱㄴㄷㅁ.2ㄹ과 3-4.5-6.8-9(◎ 2ㄷ 참조)
◎ 주님, 저의 하느님,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
○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당신의 권능과 영광을 보려고, 성소에서 당신을 바라보나이다. 당신 자애가 생명보다 낫기에, 제 입술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
○ 이렇듯 제 한평생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 이름 부르며 두 손 높이 올리오리다. 제 영혼이 기름진 음식으로 배불러, 제 입술이 환호하며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
○ 정녕 당신은 저를 도우셨으니, 당신 날개 그늘에서 환호하나이다. 제 영혼 당신께 매달리오면,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드나이다. ◎
 
 
 
제2독서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3,26-29
형제 여러분, 26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27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28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29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다면, 여러분이야말로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약속에 따른 상속자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8-24
18 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9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20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22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 모두 주님만을 믿으며 살아가는 은총을 청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마음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온 세상에 구원의 빛을 비추시니, 주님을 따르는 교회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세상의 모든 어둠을 주님의 빛으로 밝히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원천이신 주님, 올해로 한국 전쟁 정전 60년째를 맞는 저희 나라를 굽어살피시어, 이제는 남과 북이 무기를 내려놓고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일하게 하시며, 이 땅에 평화가 넘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3. 노동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희망이신 주님,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건강의 은혜를 주시며, 그들이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합당한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이 사회의 모든 이가 공동선과 연대에 힘쓰게 하소서. ◎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삶의 터전인 이 지역에 주님의 사랑을 심어 주시어, 모두 한마음으로 즐겁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 주님, 주님의 자비를 바라며 간절히 청하는 저희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화해와 찬미의 제사를 받으시고, 저희가 이 제사의 힘으로 깨끗하게 되어, 사랑과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구원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인류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받으시어, 저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던지신 물음입니다. 이제 그분께서는 우리에게도 물으실 것입니다. “너희는 지금 너희가 받아먹은 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우리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빵의 모습으로 오신 그분께 우리의 참신앙을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인자하신 주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저희를 새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로 완전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이러한 예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찾아와 물었습니다. “자네 그리스도인이 되었다지. 그럼 그리스도라는 분에 대해 꽤 알겠군. 그분은 어떤 분이신가? 그분은 어디서 태어나셨나?” “모르겠는걸.” “돌아가실 때 나이는?” “모르겠네.” “설교는 몇 차례나 하셨나?” “몰라.” “아니,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서 그리스도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군!”
친구의 연이은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자네 말이 맞네. 난 사실 아는 게 너무 적어 부끄럽네. 하지만 3년 전 나는 주정뱅이에다가 많은 빚을 지고 있었지. 내 가정은 산산조각이 났고 저녁마다 아내와 자식들은 내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무서워했네. 그러나 이제는 술도 끊고 빚도 다 갚았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들은 내가 귀가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릴 정도라네. 우리 집은 이제 화목한 가정이 되었네. 이게 모두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나에게 이루어 주신 것이라네. 이만큼은 나도 그리스도라는 분에 대해 알고 있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을 누구로 여기는지 물으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하느님의 그리스도’라고 제대로 고백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에 대하여 아무리 잘 알고, 또 아는 만큼 대답하였다고 해도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사탄도 예수님을 두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으로 고백하였습니다(마르 1,24; 루카 4,34 참조). 그렇다고 해서 사탄이 모범적인 신앙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당신에 대하여 머리로만 알고 입으로만 주님이시라고 고백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실제 우리의 삶에서 메시아이신 그분의 모습처럼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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