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11월 19일 2011년 (토)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김선류 타데오 신부님

Submitted by 홍보부 on Tue, 11/22/2011 - 00:03

 

제1독서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 때문에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죽어 가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6,1-13
그 무렵 1 안티오코스 임금은 내륙의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페르시아에 있는 엘리마이스라는 성읍이 은과 금이 많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2 그 성읍의 신전은 무척 부유하였다. 거기에는 마케도니아 임금 필리포스의 아들로서 그리스의 첫 임금이 된 알렉산드로스가 남겨 놓은 금 방패와 가슴받이 갑옷과 무기도 있었다.
3 안티오코스는 그 성읍으로 가서 그곳을 점령하고 약탈하려 하였으나, 그 계획이 성읍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4 그들이 그와 맞서 싸우니 오히려 그가 달아나게 되었다. 그는 크게 실망하며 그곳을 떠나 바빌론으로 향하였다.
5 그런데 어떤 사람이 페르시아로 안티오코스를 찾아와서, 유다 땅으로 갔던 군대가 패배하였다고 보고하였다. 6 강력한 군대를 이끌고 앞장서 나아갔던 리시아스가 유다인들 앞에서 패배하여 도망치고, 유다인들이 아군을 무찌르고 빼앗은 무기와 병사와 많은 전리품으로 더욱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7 또 유다인들이 안티오코스가 예루살렘 제단 위에 세웠던 역겨운 것을 부수어 버리고, 성소 둘레에 전처럼 높은 성벽을 쌓았으며, 그의 성읍인 벳 추르에도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다.
8 이 말을 들은 임금은 깜짝 놀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던 대로 일이 되지 않아 실망한 나머지 병이 들어 자리에 누웠다.
9 그는 계속되는 큰 실망 때문에 오랫동안 누워 있다가 마침내 죽음이 닥친 것을 느꼈다. 10 그래서 그는 자기 벗들을 모두 불러 놓고 말하였다.
“내 눈에서는 잠이 멀어지고 마음은 근심으로 무너져 내렸다네. 11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네. ‘도대체 내가 이 무슨 역경에 빠졌단 말인가? 내가 이 무슨 물살에 휘말렸단 말인가? 권력을 떨칠 때에는 나도 쓸모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는데 …….’
12 내가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이 이제 생각나네. 그곳에 있는 금은 기물들을 다 빼앗았을뿐더러, 까닭 없이 유다 주민들을 없애 버리려고 군대를 보냈던 거야.
13 그 때문에 나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깨달았네. 이제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 가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2-3.4와 6.16과 19(◎ 15ㄷ)
◎ 주님, 당신의 구원에 환호하오리다.
○ 주님, 제 마음 다하여 찬송하며, 당신의 기적들을 낱낱이 전하오리다. 지극히 높으신 분, 저는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당신 이름 찬미하나이다. ◎
○ 제 원수들이 뒤로 물러가고, 당신 앞에서 비틀거리며 쓰러져 갔으니, 당신은 민족들을 꾸짖으시고 악인을 없애셨으며, 그 이름을 영영 지워 버리셨나이다. ◎
○ 민족들은 자기네가 파 놓은 함정에 빠지고, 자기네가 쳐 놓은 그물에 제 발이 걸리네. 가난한 이는 영원히 잊히지 않고, 가련한 이들의 희망은 영원토록 헛되지 않으리라. ◎
 
 
 
복음 환호송
2티모 1,1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7-40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9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40 사람들은 감히 그분께 더 이상 묻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영원한 생명에 날로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4(33),9 참조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큰 은혜를 가득히 받고 간절히 청하오니, 구원의 은총을 풍부히 내리시어, 저희가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래 전에 나온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베를린 하늘을 지키는 두 천사 다미엘과 카시엘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천사는 하느님의 전령으로 인간의 삶 가까이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도움을 주며 베를린 하늘을 지키던 천사들이었습니다. 특별히 다미엘 천사는 인간 사회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사랑이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천사가 인간이 된 순간부터 천사는 영원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유한성과 삶의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합니다.
다미엘 천사는 이런 인간의 조건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인간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인간이 겪어야 하는 고뇌와 고통을 감수하고도 이렇게 다미엘이 인간으로 살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하는 사랑을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다미엘은 천사로서 죽음을 선택하고 한 인간으로 깨어납니다. 그리고 곧 서커스단을 따라다니며 줄을 타던 마리온이라는 여자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져듭니다. 그는 천사의 영원성을 잃었지만 ‘인간의 사랑의 이름’으로 그 영원성을 되찾게 됩니다.
이 영화가 던져 주는 의미는 인간의 사랑은 그 자체로 천사와 같은 불멸하는 영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은 지상에서 살면서도 이미 천상의 천사의 삶과 같은 가치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아가페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영원성을 사는 천사의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늘 나라에는 더 이상 시집가고 장가드는 일이 없다고 했지요. 이 말은 하느님 나라는 온전한 사랑의 나라이기에 인간의 삶을 규정지을 제도뿐 아니라 인간적인 에로스 사랑에도 매달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곳에는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아가페 사랑으로 충만해 있기에 천사같이 되어 자유롭고 평화롭다는 뜻입니다. 부부 관계도 이웃 관계도 팔을 오므리고 자신 안으로 끌어안는 사랑에서, 팔을 활짝 펼치고 나를 내어 주는 사랑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에서도 천사들처럼, 하늘 나라처럼 사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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